"너는 누구인가?"

 윌은 가장 잔혹한 재료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을 보며 중얼거렸다. 사라진 전리품과 단정하고 깔끔한 수술자국. 아무리 봐도 체서피크 리퍼였지만 그라기엔 무언가가 어긋났다. 마치, 누군가를 콕 집어 칭찬을 바라고 주는 선물 같았다. 전에도 선물상자 마냥 꾸며진 작품을 본적이 있었지만 이만큼 이나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흘러넘치는 애정, 은근한 기대.

 체서피크 리퍼의 작품에서 처음보는 인간성이였다.

 -체서피크 리퍼가 나에게 이러한 예술작품을 선물로 줄 정도로 우린 친밀한 사이인가?

 그렇다.

 윌은 손쉽게 답을 내어놓았다. 그것이 누구일진 모르겠지만 리퍼는 이 선물의 주인이 누구인지 매우 잘 알고 있었고 그 선물의 주인 또한 리퍼를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선물의 주인을 알아내면 리퍼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저도 모르게 침을 한번 삼키곤 눈을 감았다. 하나둘씩, 뭉텅이로 되돌려지는 시간이 끝나자 윌은 체서피크 리퍼가 되어있었다.

 "나는 그를 잘 알고 있다. 그 또한 그렇다. 그는 날 한치의 의심도 없이 날 맞이한다. 그가 뒤돌아보는 순간 난 그의 신뢰를 단숨에 끊어버린다"

 윌은 피해자의 목에서 터져나온 핏방울들로 가득 뒤덥혀 버렸다. 그러나 겨우 이것으로 제가 범인으로 몰릴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있는 윌은 그저 그 풍미로운 향기를 맛볼 뿐이였다. 여태까지 아껴온 이 신선한 재료로 완성시킬 그의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였다. 오늘, 이 작품 만큼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가장 완벽한 재료로, 단 한사람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라면 내 의도대로, 나의 작품만을 올곧게 볼 수 있을거라 믿는다."

 지금 윌에게 필요 한것은 머리 부터 가슴 아래 갈비뼈가 있을 곳 까지였다. 나머지는 필요 없다. 어쩌면 심장과 폐 말고 다른 장기들 또한 필요 없을 수 있다. 평소보다 더욱 완벽하기 위해 세심하게 다듬고 정돈하여 유일무이할 캔퍼스를 만들고, 꾸민다.
 등 뒤로 솓아나는 사슴 뿔. 꽃으로 장식된 심장과 폐. 텅 비어있을 입 안에서 흘러나오는 직접 작곡한 곡조와 깊게 베인 목에 꽃아 놓기 위해 방수 코팅해놓은 시가 적힌 종이, 그리고-... 반지.
 이것은 프러포즈였다. 누구의?

 "당신."

 윌은 숨을 들이켰다.

 "윌 그레이엄"

 간신히 떨리는 눈을 떠 리퍼가 아니게 된 윌은 조용히 그 작품을 감상했다. 자신을 위해 평소보다 더욱 섬세하게, 더욱 아름답도록 설계된 작품. 그의 가슴 한구석에서 자그맣게 만족감이 피어올랐고, 그는 그 소름돋는 기분에 두팔을 쓸어내렸다.

 심장에 피어난 순백색의 장미꽃이 피를 머금어 검붉게 물들었다.
Posted by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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