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1. 빗방울 속의 광기 (매뉴얼ver)의 컨티뉴 시점
2. 직접적인 행위 묘사가 있습니다.
3. 두 사람은 사귀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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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는 고요히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무언가 있다고, 컨티뉴는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휴식 시간. 이런것에 가장 깐깐한 선배님이 밖으로 나가자 랩실은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위험한 약품들은 건들지 않을 정도의 절제된 시끌벅적함. 그럼에도 컨티뉴는 붕 뜬 감각을 견디지 못하고 양해를 구하고 랩실을 나섰다. 문을 닫자마자 동료들의 목소리는 빗소리에 가로막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겨우 문 하나로 이렇게 단절감을 느낄 수 있다니. 컨티뉴는 잠시 멈춰있다가, 이들을 뒤로한채 정처없는 걸음을 내딛었다. 인기척이 느껴지면 반대로. 큰길이 나오면 샛길로. 돌고돌아 도착한 곳은 사람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수호대의 작은 정원으로 향하는 문 앞이었다. 쏟아져내리는 비. 컨티뉴는 홀린듯 느릿하게 걸음을 재촉했다. 퐁당, 하고 무언가 빠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칠 생각도, 약해질 생각도 없는 것 같이 보이는 빗줄기는 컨티뉴의 체온을 차근차근 앗아갔지만 동시에 이유모를 열기를 식혀주기도 하였다. 생각을, 사고를 멈추면 안되는데. 컨티뉴는 뇌가 녹아버리기라도 한듯 멍하니 아무것도 없는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리 있었을까, 분명 여기 있을리 없는 선배님이 보였다. 화난표정. 혹시 정해진쉬는 시간을 넘겨버린 것일까? 컨티뉴는 뭉특해진 이성을 억지로 굴리며 정신없이 말을 이어갔다. 시간은 문제가 아닌 것 같고, 그러고보니 이 주변에 선배님이 자주 담배를 피러 나오던 건물이 있던가 없던가. 그럼, 선배님은 저를 발견하고 걱정해서? 단순해진 사고회로는 컨티뉴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차갑게 식었을 몸이 슬슬 열이 오른다. 바깥 산책을 너무 오래했다는 자각이 이제서 들었다. 그래, 저가 한참을 빗속을 헤매었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났다. 으음, 혹시 모르니 돌아가면 감기약을 먹어두고...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가는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선배님이 손을 가까이 하는것이 보였다. 닿으면, 안될 것 같은데. 왠지 모를 직감에 그 손을 붙잡아 내렸으나 그것 또한 접촉이었다. 운동이라도 했는지 후끈한 체온이 손안 가득 차오르는 감각이란. 컨티뉴는 생각했다. 아, 정말 녹아내렸을지도 몰라. 독을 품은 산성비가 뇌를 녹여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걸지도 몰라. 컨티뉴는 미친광이답게 속살거렸다. 물에 젖어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선배 또한 광기에 젖어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걸 해볼생각 없으신가요?
퐁당. 또다른 한 사람이 빗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어디론가 끌려가 밀쳐진 직후, 거친 키스가 이어졌다. 집어삼킬듯한 키스는 뜨거웠고, 그 온도에 고통 어린 신음이 어느세 물기어린 비음으로 탈바꿈했다. 흐윽, 들이 삼키는 숨결이 데일듯이 뜨거운데 공기는 차갑다. 이름, 불러. 적나라한 소리들 사이로 낮은 으르렁거림이 섞였다. 선ㅂ, 선배님. 매뉴얼. 겨우 이름을 혀에 올려놨을 뿐인데, 저를 불러달라던 사람이 또 한번 제 입을 막아냈다. 매뉴얼, 매뉴얼... 질척임 사이로 들리는 의미없는 부름이 빗속에 같혀 귓가만 맴돌았다. 이미 몇번이나 하얗게 점멸했던 시야는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흐릿하기만 한데, 간헐적으로 내뱉는 당신의 신음소리는 선명하기만해서. 아, 컨티뉴는 매뉴얼의 목에 팔을 감아올려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속삭여주었다. 매뉴얼. 그것이 주문이라도 되는 것 처럼. 두사람 모두 이미 정신을 놓은채라 그런지 행위는 직설적이고, 거칠었으나 컨티뉴는 열이 오른 상태였기 때문인지 쾌락만을 느꼈다. 물어 뜯겨지는 목덜미 조차 아찔했다. 아? 선배, 님, 아흑.. 하지마십, 읏 흐, 매뉴얼ㅡ...! 생전 처음 느끼는 감각에 매뉴얼을 붙들기 바빠 방치당하고 있던 컨티뉴의 아랫도리를 매뉴얼이 잡아 쓸어내렸다. 앞뒤로 반복되는 상하운동에 차마 싫다는 말은 못하고 도리질만 치던 고개를 매뉴얼이 붙잡아 고정시켰다. 달콤한 질척임이 서로를 오가고, 숨틈 사이로 높은 비음이 스치고. 온통 하얗게 물들어 간헐적인 떨림이 멈추고 나서야 두 사람은 맞닿은 입술을 떨어트렸다.
행위가 끝난 뒤에도 끈질기게 내리는 비는 두 사람이 난잡하게 터트려낸 욕망의 흔적을 대충이나마 흐트려주었다. 잠시 시간이 지난뒤, 매뉴얼은 힘이 빠져 늘어진 컨티뉴를 일으켰다. 컨티뉴는 비틀거리는 바람에 잠시 매뉴얼에게 기대는 꼴이 되었지만 이내 천천히 자신의 다리로 걷기 시작했다. 애매한 시간. 지금이라면... 컨티뉴는 매뉴얼을 이끌고 자신이 잘 아는 곳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코너를 돌고 돌아 도착한 인적드문 샤워실에 평소와 같이 고장 판넬을 세워놓고 오른쪽에서 두번째 칸으로 들어가있자니 들리지 않는 소음에 의문이 들었다. 지금쯤이면 바로 옆칸에서 샤워기 소리가 들렸어야 하는데..., 아 그래. aaa님이 아니었지. 컨티뉴는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고 샤워부스에서 고개를 빼들었다.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푹 숙인 선배님은 여전히 비로 축 젖어 있었다. 컨티뉴는 생각했다. 저도, 선배님도. 아직 광기에 젖은 상태 일까? 컨티뉴는 실내에 있으면서도 빗줄기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느른히 매뉴얼을 불렀다. 선배님,
-안 들어오시나요?
아, 실수했다. 컨티뉴는 매뉴얼의 표정이 팍 구겨지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으음, 이럴땐 조금 더 긁어놓았다가 한번 여지를 두는 식으로... 유독 이런 방법에 약한 선배님을 떠올리며 컨티뉴는 멀끔히 두 눈을 깜박였다.
-너 여기 자주오냐?
자주 온다면 자주오고, 아니라면 아닌거지만... 컨티뉴는 눈을 대록 굴리며 다른것을 궁리했다. 무엇이 선배님을 저런 표정으로 만들었는가. 힌트는 자신의 말과 선배님의 말 두가지 뿐. 아니, 혹시 세가지 인가? 컨티뉴는 야외에서의 교합을 떠올렸다. 이것이 맞다면 방법은 나왔다. 컨티뉴는 얌전히 네, 하고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매뉴얼에게서 약간의 자조어린 미소가 어리기 전, 툭 하고 다른 가능성을 던져보였다.
-하지만 같이 씻자고 권하는건 처음이군요.
틀린말은 아니었다. 자신의 현장 작업은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 없이 주로 저 혼자 했으며 유일한 교류자는 주인공님인 AAA님에겐 이 곳에서 씻으면 되겠다는 말만 건냈고 초반의 몇번을 제외하면 그는 내가 들어가기도 전에 샤워부스에 들어가기 일쑤였으니 들어오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컨티뉴가 쓸모없는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으니 매뉴얼이 망설임을 버리고 성큼 다가왔다. 아, 컨티뉴는 빗속에서의 그 열띈 눈동자가 다시 저를 핥아대는 것을 느꼈다. 컨티뉴는 다른이가 들어오기 쉽도록 문에서 손을 놓고, 조금 뒤로 물러나 자신 이외에 한 사람 분량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부드럽게 열리는 문. 가득 찬 샤워부스 안, 쏟아지는 물줄기.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서로를 갈망하는 눈동자.
그래, 우리는 아직 그 빗줄기 속에 잠겨있었다.
몽롱한 시야로 매뉴얼을 붙잡는 컨티뉴의 손길은 전보다 다급해졌다. 그와 반대로 그것을 받아주는 매뉴얼은 언뜻 침착해 보였으나, 컨티뉴의 뒤를 넓히는 손길은 그리 침착하지 못했다. 처음보다 부드럽고 질척거리는 내부가 손가락을 감싸는 것이 느껴지고, 쿡쿡 짓뭉개지는 스팟에 컨티뉴는 뒤를 조이며 매뉴얼의 등허리에 뭉툭한 손톱을 세웠다. 제 의지와 다르게 비집어 나오는 신음을 막고 싶었지만, 컨티뉴는 자신의 이빨이 의외로 날카롭다는 것을 알았다. 하여 컨티뉴는 매뉴얼의 어깨에 이빨을 박아넣는 대신 앓는 소리를 내며 그의 이름을 불러 재촉했다. 힘이 풀린 혀는 그것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작은 욕설과 함께 손가락이 흰 실타래를 만들며 빠져나왔고, 다른 것이 컨티뉴를 꿰뚫어왔다. 하윽?! 자신의 체중까지 가미된 그것은 컨티뉴의 시야를 새햐얗게 점멸시켜 다만 떨도록 만들었다. 매뉴얼은 그런 컨티뉴를 보고서도 자비없이 왕복운동을 시작했으며, 결국 컨티뉴의 입에서 부정어가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선배, 선배님, 이거 싫어요. 이상해. 싫, 아, 읏. 제발.., 매뉴얼... 컨티뉴의 부름에 매뉴얼은 그것들을 제 입안으로 삼켜낸 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며 컨티뉴를 살폈다. 컨티뉴는 겨우 안정된 감각에 두 눈을 깜박여 맻혀있던 눈물을 떨구고 매뉴얼과 눈을 마주했다.
-실험, 결과는... 어땠나, 요?
가쁜 숨을 고르며 튀어나오는 신음을 억누르고 뱉은 말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에서, 그의 목소리로 듣고 싶었기에. 컨티뉴는 쾌락으로 녹아내리는 뇌를 굴리며 최대한 매뉴얼이 반응할만한 단어를 조합해냈다. 그러면 매뉴얼은 그것을 듣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보면 모르냐?
하고 되묻는 것이다. 아, 당신의 패배 선언이란. 컨티뉴는 그 무엇보다도 매뉴얼의 그 말에 만족감을 느끼고 베시시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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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뉴얼은 끄집어내고 컨티뉴는 빠트리고. 행위는 같은데 결론이 다른 모순이 보고싶었다.
2. 야한거 보고싶어서 빗 속 야외플 푼건데 매녈 시점이 야하질 못해 컨티뉴로 좀 더 서술한건데 왜 야하질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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